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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사주명리

<여자는 관운에 하나밖에 못가진다?>

남자는 가능하지만 여자는 관운에 여러가지 관을 동시에 취할 수 없다는 말을 다른 곳에서 듣고 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그게 마치 만고의 법칙이라도 되는 것처럼 많은 역술인들이 손님들에게 그런 말을 하나봅니다.

"네가 남자였으면 내년에 취업도 하고, 결혼도 할텐데, 넌 여자니까 그렇게 못한다. 여자는 하나만 가질 수 있다."

진짜냐고 저한테 와서 많이들 묻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론은 명리학에 없습니다.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되고, 그런 모든 것들은 운명학의 원리가 아니라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 차이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해 벌어지는 '현실에서의 상황'이죠. 그래서 그 질문을 들으면 저도 100% 아니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한정된 자원을 가진 존재잖아요. 아주 보편적이고 단순한 예를 들어볼게요. 여기 한 커플이 있다 치고 여자의 하루 체력이 65고, 남자의 하루 체력이 100이라 상정합시다. 연애하는 것에, 그러니까 데이트 및 상대에게 정서적인 에너지를 쓰는데 40이 소모된다면 귀가 후 여자에겐 25밖에 안남지만 남자에게는 60이 남아있습니다. 취준생이라면 주말에 종일 데이트 하고 집에 와서 여자는 다른 활동을 못하고 쉬거나 자야하는데, 남자는 몇 시간 공부하고 잘 에너지가 남아있다는 이야깁니다.

결혼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여자에게 결혼이란 결혼식 전부터 준비하고 신경써야 할 것이 너무나 많고, 결혼 후에는 일상생활이 완전히 바뀌는 사건이지만 상대적으로 남자에겐 변화의 체감이 덜합니다. 오죽하면 한남들이 신혼 생활에 대한 묘사를 여자친구가 자기집에 놀러왔는데 가지 않는 상황 정도에 비유하겠습니까. 특히 가사분담 안하는 남자들 입장에선 섹스해주는 엄마나 가정부를 얻은 것과 같으니 인생이 결혼 전보다 편해질 수밖에요. 그럼 반대로 여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죠. 일상에서 할 일이 늘어났으니 회사 일에 쓸 에너지가 자연히 줄어들고 그만큼 성취와 승진에서 멀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아이까지 낳으면 더 말할 필요도 없고요.

그러니까 취업, 승진 등을 앞두고 있는 분들은 이점이 걱정되고 불안하시다면 관운을 남자한테 아예 안쓰는 쪽이 가장 안전한 옵션인건 맞습니다. 내 명예와 직업으로써의 관운을 소진시킬 다른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죠. 다 취하길 원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체력과 집중력만이 관건입니다. 보통 여자들보다 건강하고 능력 되시는 분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가능하거든요. 다만 그런 케이스가 남성만큼 흔하지 않을 뿐이에요.

만약 관성운에 일이냐 남자냐 택1 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계산적으로 무엇이 더 이득인가를 잘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커리어를 능가할 보상이 주어지는 상향혼이라면 직업적으로 더디게 발던하더라도 결혼을 선택하는 쪽이 좋을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결혼하고 10년, 20년 뒤에 부부관계가 나빠졌을 경우와 이혼할 경우 등 부정적인 먼 미래를 꼭 상상해보시고, 그때의 자신이 초라해지지 않는 선택/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024.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