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사주명리

<역술인의 흑백요리사 관람기>

릴리스님 2024. 10. 24. 05:19
728x90
반응형

 

지금 넷플릭스에서 가장 핫한 건 단연코 '흑백요리사'. 그것은 최근 들어 더욱 단조로워진 생활을 하고 있는 워커홀릭 역술인에게 한 줄기 빛이었다. 하루의 상담과 작명 업무가 다 끝나면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유일한 방송. 블로그에 아무나 오는 걸 원치 않아서 쓸까 말까 고민을 좀 했는데, 요리사 사주를 이렇게 몰아서 보는 건 처음이라 재미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미식가로서 탑 쉐프들에 대한 팬심으로 작성해본다.

 

참고로 나는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쉐프들의 식당 몇 군데에 이미 가본 적이 있거나 단골이다. 신사동에 살 때는 최현석 쉐프의 레스토랑에 종종 갔었고, 서촌으로 이사온 뒤로는 내가 동네에서 평소 자주 가는 곳의 쉐프들이 나온 걸 보고 첫 화부터 관심이 증폭되었다. 다 보고 나서 후반부까지 살아남은 쉐프들의 사주를 검색해보았는데, 역시 보는 내내 직업병에 시달린 역술인은 너무 재미가 있었단 말이지. 다들 출생시간은 모르니 사주가 아니라 삼주로 보자. 순서는 내 마음에 드는 순서.

 

 

 

솔직히 좀 놀랐지만 동시에 최현석 답다는 생각이 들었던 삼주다. 딱 보아도 무테이토의 관상, 무술일주를 대표하는 얼굴처럼 생겼기 때문에 일주는 얼추 예상했으나 간여지동이 너무 강해서. 최현석은 단순히 요리만 잘하는 요리사가 아니라 존재감 있고, 방송도 잘하고, 사업 수완이 뛰어난 사업가이기 때문에 그의 스케일을 보면 완전한 무관사주에 양팔통일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사주도 신강하고 힘이 좋지만, 무엇보다 대운의 흐름이 너무 좋다. 첫 대운과 30대 대운만 불리했고, 그 후로는 죽을 때까지 용희신 대운으로만 흐른다. 중장년에 재운이 강하고 50대 대운이 특히 그러하니 흑백요리사 이후로도 계속 잘 나갈 것 같다. 화토가 빈약한 신약인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고.

 

 

 
 

흑백요리사를 통해 가장 주목받은 인물인 모수의 안성재 쉐프. 보면서 속으로 이 양반은 대체 辛금이랑 酉금 몇 개나 깔았냐 생각했는데 너무 예상대로여서 빵터지고 말았다. 이 사람은 '진단'을 가장 잘한다. 만약에 의사였으면 진단의학과로 갔어야 하고, 글 공부를 했으면 평론가를 했어야 한다. 누구보다 정확한 진단을 하려면 그만큼 본인의 입맛이 까다로워야 하는 법. 따라서 안성재 쉐프의 요리실력이 뛰어난 이유는 타고난 요리 천재 같은 게 아니라 본인 미각의 기준이 높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고자 하는 동인일 가능성이 높다. 시주를 몰라서 삼주만으로 보기엔 쉐프로서의 역할보다 미식가이자 평론가로서의 자질이 더 크다고 보여진다.

 

 

 

 

생일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출연자 중 최강으로 열정적인 창의력 대장. 어떻게 보면 아이같이 천진해보이지만 동시에 생각이 깊고, 부드러운 성품을 가졌으며 매 회차마다 다양하고 놀라운 요리를 선보인 것을 생각하면 아마도 맞을 것 같다. 요리사!하면 식신이지! 이 사주는 시주에 따라 신강/신약이 나뉠텐데, 확률상으로는 신약할 가능성이 더 크다. 작년부터 완전한 인성대운으로 접어들었다. 보통 연예인이나 창작하는 일을 가진 사람들은 인성대운에 활동성이 줄어들어 길하게 보기 어려운데, 신약할 경우 앞으로 용희신 대운만 기다리고 있는 셈이며, 신강하다면 불리한 대운이 기다리고 있으니 활발하게 활동하기 보다는 지금부터는 제자들을 가르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단식으로 생각하면 과거 아이언 쉐프 우승, 백악관 쉐프 등의 이력을 만든 과거 대운이 크게 나쁘지 않았을 것이므로 신강사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운의 웨이브를 크게 안타는 (복받은) 중화사주일 수도 있다.

 

 

 

 

 

 

이성적 호감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쉐프는 트리플 스타였을텐데, 이 사람은 생일이 정확할 거라고 본다. 다른 요리사들과는 꽤 다른 타입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면 내가 위에 열거한 세 명의 샘플이 전형적인 요리사들의 특징과 부합하는데, 공통적으로 비겁다자/간여지동이거나 식상용자다. 트리플 스타는 식신용자에 해당하지만 비겁다자나 간여지동의 구조가 없다. 따라서 (시주에 병오시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관인이 강한 구조인 것이다. 그래서 양기 팍팍 뿜어내는, 깡패같은 일부 남성 쉐프들과는 달리 젠틀하고 차분한 성격. (그런데, 만약 시주에 인성이 하나라도 들어오면 여자들이 극혐하는 인다남이 된다 ㅋㅋ 아니길~) 관성과 인성이 과하지 않고 적당히 발달했을 때의 가장 큰 장점인 '젠틀함'을 전형적으로 보여준 캐릭터. 천간에 금수 오행이 강한 식신격 답게 창의적인 요리 아이디어도 잘 내고, 그게 남들이 보기에 과하거나 이상하지 않고 모두가 좋아하고 인정할만한 요리를 할 사람이다.

 

 

 

 

 

 

백종원도 역시 비겁다자다. 사실 백종원씨에 대해서는 간명할 만큼의 관심이 없는데, 긴 세월 동안의 오해가 있어서 적어본다. 인터넷에 떠도는 백종원의 레시피가 너무 설탕과 조미료 버무리라서 사실 미식인으로서 내심 무시를 해왔다. 요리의 대가이거나 미식의 대가가 아니라 방송에서 띄워줄 인물이 필요해서, 그리고 대중적으로 잘 팔리는 음식이나 만들어 파는 사업가로 치부했고, 삼주도 보면 전형적인 사업가의 그것이 맞다. 그런데 흑백요리사에서 보여준 모습들을 보고 내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이제부터는 쉐프로서 존경하기로.

 

누가 정했는지는 몰라도 안성재와 백종원을 심사위원으로 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상호보완성이 뛰어나면서 전혀 다른 인물들로 구성한 것을 보면 두 사람 사주로 궁합보고 했나 싶을 정도로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다. 사실 내가 '흑백요리사'를 끝까지 시청하기로 마음을 먹은 건 안대가 등장했을 때부터였다. 2라운드가 내면에 잠자고 있던 변태를 깨웠기 때문이다. 알파남을 (백종원 말하는 거 아님) 동굴 컨셉 방에 가두고, 검은 안대로 눈을 가린 뒤에 음식을 먹인 후, 그 음식이 무엇인지 맞춰보는 놀이를 한다.-> 이게 재미없는 펨돔은 없을 걸?ㅋㅋ

 

재미있게 보면서도 방송의 중반부부터 감이 왔다. 이 컴피티션은 반드시 서양 요리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남성 쉐프가 우승하겠구나 하는 예감이. 평가 기준도 그렇고, 뒤로 갈수록 지옥의 체력전이라 확실히 여성에게는 불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점에서 정지선 쉐프나 그 외 여성 쉐프들이 탈락한 점이 안타깝기도 했다. (정지선 쉐프의 삼주도 분석하려 했으나 인터넷에 올라온 생년월일이 여러 개여서 불확실한 상황)

 

출연했던 쉐프들은 모두 실력이 쟁쟁한 사람들이라 첫번째 라운드를 제외하고는 우승 또는 탈락했다고 해서 그들 사이에 커다란 갭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다, 마지막 편을 보고선 역시 인생은 운빨이라는 말이 다시 한번 검증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내가 마지막 편을 보기 직전에 인스타그램에서 본 밈이 하나 있었는데, "파브리가 홍어 걸린게 진정한 억까다" 라는 댓글이 계속 떠올랐기 때문이다 ㅋㅋㅋ 생각해보니 틀린 말이 아니다. 그때 홍어가 아닌 다른 재료가 나왔고, 그래서 만약 나폴리 맛피아가 거기서 탈락했다면 우승자는 다른 사람이 되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런데 최종적으로는 운빨도 실력이라. 어쨌든 지금은 나폴리 맛피아의 운이 강한 것.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