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_언제부터 신년(新年)인가?>

 

 

현재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양력은 그레고리력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그 달력이고, 1월 1일이 되면 그때부터 신년이라 생각하게 되죠. 그것도 New year가 맞긴 하지만, 사주상담 하러 가서 보는 '신년운세'인 만세력의 신년은 매년 2월 4일~6일 사이인 입춘의 절입시각부터 시작되므로 갑진년(甲辰年)은 서울 기준 2024년 2월 4일 17시 27분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혹시 저말고도 이런 생각을 해본 분이 있나요? 하루의 시작은 자시(子時)인데, 왜 한해의 시작은 인월(寅月)부터인지? 12간지의 순서(자축인묘진사오미..)대로면 子가 맨 앞에 오니, 일년의 시작도 자월(子月)부터여야 일관성이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하루의 시작도 인시(寅時)부터 하던지요.

 

제가 명리공부를 두 분의 스승님께 배웠는데, 이 질문을 했을 때 만족스러운 대답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한분은 인월(寅月)이 되어야 싹이 트고 식물이 자라나기 때문에 자연을 기준으로 해서 그러하다, 농경사회를 길게 살았던 과거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정도의 답을 내놓았고. 다른 한 분은 대답 대신 "너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그런 의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이 명리학을 발전시킨다. 너를 가르쳐서 내가 영광이다." 라고만 말씀하시고 영원히 그 주제의 대화는 회피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답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한번은 저보다 연배가 높고 인지도가 꽤 있는 남성 명리학자에게 물어본 적도 있는데, 면전에서 "그렇게 피곤한 질문 하지말고 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뒤로 아무에게도 묻지 않았습니다. 국내에는 그 정도 원론적인 질문에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나 싶어서 실망스러웠으나 무엇보다 질문에 답을 하는 태도가 무성의하고 자신들의 앎의 수준에 대해 솔직하지 않아보여서 더이상 물어볼 의지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점성술을 처음 배울 때 운의 변화 시기에 엄청나게 집착했습니다. 첫번째 스승님의 대답이 저를 100% 만족시키지 못했으니까요. (인월에 봄이 시작되는 건 뭐 그렇다치고, 사람의 운세변화가 그거랑 같을지 별개일지 누가 안답니까. 또 水가 생명의 근원인데. 자연의 시작이 겨울이면 안된다는 증거는 어디 있습니까.)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면 다른 학문을 통해서 보완적인 형태로 깨달을 방법이 있을 거라고 희망을 가졌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하필 제가 자월(子月)에 태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아무리 예민하고 걸어다니는 천관지축이라 한들 점성술의 신년운은 자신의 생일에 바뀌게 되므로 생일이 12월 중순인 저는 매년 그 무렵 체감하는 변화의 흐름이 솔라리턴 때문인지, 사주의 신년운세 운세변화인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2월 생일자도 저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이걸 가장 뚜렷하게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은 생일이 여름이나 가을인 사람이 되겠네요.

 

만약 한 해의 시작이 자월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12월부터 운세변화를 체감해야 합니다. 갑진년 또한 2024년 2월이 아니라 2023년 12월 첫 주부터 시작하는 것이 되고요. 사실 이 글은 사주에 관심과 경험이 좀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도움을 청하고자 쓰는 것입니다. 명리학계에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고민하다가 한 해의 시작을 자월로 확신하고 상담하는 극극극소수의 역술인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단 한번도 만나본 적은 없습니다. (완전히 비주류로 취급받는다 들었습니다.)

 

사주의 신년운세 상담을 수년간 여러 번 받아보신 적이 있고, 사후 검증을 즐기는 편이며, 생일이 여름~가을 출생자고, 평소 둔감하지 않고 변화에 민감하신 분들 중에 이에 대한 답을 해주실 수 있는 분이 있으면 댓글로 경험과 의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핵심적으로 체크할 부분은 이것입니다. 매년 찾아오는 어떤 변화의 시작이 강하게 체감되는 것은 12월인가/2월인가/본인의 생일 근처인가. 자신이 태어난 달이 언제인지 써주셔야 하고, 운의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가 언제라고 생각하며, 그 근거는 무엇인지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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