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생재_식상과 재성이 기구신일 때>

 

명리공부를 조금 한 내담자들이 재물과 연관해서 가끔 이런 질문을 합니다.

"제 사주는 식상생재 아닌가요? 식상생재가 되면 돈이 잘 벌린다는데, 저는 왜 이런 거죠?"

 

식상생재란 사주에 식신이나 상관이 있고, 정재나 편재도 함께 있어서 식상이 재성을 생하는 모양새, 즉 명주의 활동이 재물로 변환되는 과정이 원만한 구조를 말합니다. 식상생재가 되면 이론적으로야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맞지만 명리학이 어디 그리 단순하던가요.. 사주에 식상생재 구조만 가졌다고 돈을 잘벌거나 부자가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리고 식상과 재성이 명주에게 용희신인지 기구신인지, 전체적으로 조후는 맞는지, 또한 운의 작용까지 봐야죠.

 

단식으로는 식상생재 사주를 가진 사람의 식상운이나 재성운에 돈이 들어오는 것이 타당하지만 그것도 식상과 재성이 길신인 경우에나 무탈하게 좋습니다. 많이 신약해서 식상과 재성이 흉신이 되면 최악의 경우 재성운에 돈을 버는게 아니라 돈 욕심이 많아져서 과로하다가 건강을 크게 잃는다던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복이 터졌는데 무리해서 버는 족족 병원비로 지출하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쓰다보니 남 이야기 같지가 않군요. (ㅠ_ㅠ) 그럼 식상과 재성이 흉신인 사람은 식상운과 재성운에 돈을 못버냐, 그건 아닙니다. 식상생재 구조가 있으면 들어오긴 들어오는데.. 그 과정이 좀 꺼림직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는 임인년이니 金일간이면서 水와 木오행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식상생재가 이루어지는 시기가 됩니다. 지금은 4월이고 목기운이 최고로 강한 봄의 끝자락에 서있네요. 이쯤에서 지난 3개월간 (식상생재가 성립하지만 신약해서 그것이 흉신인) 저와, 역시 같은 구조를 가진 金일간 내담자들에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봅시다. 재물이 들어오긴 했지만 다들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습니다. 사업자와 프리랜서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대로 건강과 시간을 돈으로 맞바꾼 분들이 많아서 다들 아프다고 아우성이었고, 이별/이혼하고 위자료 받은 분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심지어 형살까지 걸리는 분들은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뼈가 부러져서 병원에 입원하는 케이스도 꽤 있었습니다. 몸은 상하고 보험료의 형태로 재물이 들어온 것이죠.

 

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임인년이 스타트를 끊은 2월 초부터 꽤 익스트림한 흑호의 날들을 보냈어요. 2월 상반기에 구입한지 한달 정도밖에 안 된 고가의 가전제품이 갑자기 망가지는 바람에 A/S를 요청했더니 기대치 않게 본사에서 수리 대신 전액 환불을 해주더군요. 대신 생활의 불편함을 겪었습니다. 그 사건에 이어서 반년 넘게 잘 다니던 수기치료 샵에서 마사지를 받고 가슴 근육을 다치는 일이 발생했어요. 정말 황당한 사건이었는데, 갈비뼈가 부러진 것처럼 숨도 잘 못쉬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아파서 약 2주간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샵에서 보상으로 한달간 무상관리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그게 끝날 즈음 되자 3월에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아프다가 피날레로 코로나에 걸렸어요. 그렇게 나라에서 주는 코로나 지원금 막차에 올라탔습니다. 코로나에 걸린 동안엔 남들보다 많이, 길게 아파서 상담을 거의 못했습니다. 그런데 3월에 작명 고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수입이 줄긴 커녕 평소보다 더 늘었답니다;; 그렇게 골골대면서 침대에 기대어 작명을 한 것이 바로 몇 주 전이에요. 아픈 와중에 일하느라 힘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바로 이런 게 식재가 기구신인 사람에게 발현되는 재물운입니다. 그 밖에도 가족과 주변인들을 통해 물건이나 현금을 지원 받은 것들이 있었습니다만 이 과정에서 겪는 모든 스트레스와 질병의 후유증을 생각하면 그냥 내 몸이든 물건이든 안아프고 안다치고 돈 안들어오는게 낫죠.

 

건강하면 건강한 몸으로 언제든 돈을 벌 수 있지만 아프고 돈만 생기면 결국 그 돈은 병원비와 약값으로 다 쓰게 됩니다. 그러니 식상과 재성이 기구신인 분들은 언제나 건강을 1순위에 두고 절대로 과로하지 마세요. 식재운에 돈 벌겠다고 너무 기대하시거나 좋아하기만 할 일이 아닙니다. 그게 신약한 식상생재 사주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내용입니다.

 

 

- 2022.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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