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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사주명리

<남자복에 관심도 없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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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시작 전에 컴퓨터를 켜고 네이버 블로그 메인화면에 진입하면 팔로우 중인 동종업계 블로그들의 새 포스팅이 뜬다. 단순히 정보 수집 차원에서 팔로우를 해둔 것 뿐이지만 종종 눈살 찌푸려지는 포스팅이 보여서 이걸 끊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늘 고민이 된다. 어제랑 오늘도 '남자복 없는 여자 관상'이라는 제목으로 오만가지를 다 써놓은 게시물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나도 모르게 아침부터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눈썹 사이에 주름이 어쩌고부터 시작해서 목소리 큰 것까지 다 트집잡는 글이었다. (늙으면 눈썹 사이에 다 주름 생긴다 옘병...)

 

역술인들의 이런 여혐 행태를 볼 때마다 그들의 무지함과 무식함이 안타깝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동시에 화도 난다. 그리고 여자가 어쩌고, 남자복이 있네 없네, 하는 글을 볼 때면 내 머릿속에는 이런 의문 제기밖에 들지 않는다. 솔까말 요즘 세상에 여자의 남자복을 따져서 무엇하나? 남편과 자식이 여성의 평생보험이나 노후대책이 아니게 된지 오래고, 한국은 이미 불륜의 정글이며 이혼률도 50%에 육박하는데, 큰 의미 있나?

 

 

 

난 이제는 반대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남자의 여자복을 보는 것이다. 전 지구적으로도 그런 추세지만 한국 여성들의 비혼주의는 단기간 내에 급상승 중이고, 그로 인해 현재 30%인 남성 생애미혼자는 조만간 50%에 도달할 예정이다. 그러니 남자와 결혼에 관심도 없는 여자들 머리채 그만 잡고, 결혼은 남성들이 더 원하는 상황이니 여자 만나서 잘 될 가능성 없는 남성들과 좋은 남편감이 되지 못할 남성들의 사주와 관상을 조목조목 분석해서 연재하는 쪽이 더 나을 것 같다. 그러면 안정적인 결혼상대를 원하는 여성들은 초장에 거를 잣대가 생기고, 이번 생이 망한 수컷들은 행복한 연애와 결혼 및 번식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얼른 재기를 하던지 죽을 때까지 즐거운 취미생활이나 하다 가던지 하면 될테니. 그 편이 자원 절약 차원에서 훨씬 효율적이지 않겠나.

 

결혼하면 안될 남자 관상, 연애하면 끔찍한 경험만 하게 될 남자 사주, 여자 만나면 사랑은 못받고 돈만 왕창 뜯길 것 같은 남자의 관상, 여자를 아무리 많이 만나도 결혼 절대 못할 남자, 애인이나 아내가 무조건 바람필 남자의 관상 뭐 그런 거 ㅋ

아주 조금만 열거했을 뿐이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남성이라면 분명 묘하게 기분이 나쁠 것이고, 그건 당신이 태어나서 단 한번도 이러한 대상화를 당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특정 성별이라는 이유만으로 나의 생년월일시부터 생김새, 목소리,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지적받고 분석당해서 대단한 빅데이터라도 되는 양 남들 입에 오르내리고 기록되는 일. 그것도 반대 성별에게 이로운 존재고 선호될 수 있는지, 반대 성별에게 굴종하는 대신 부양받을 수 있는지를 주된 기준으로 작성된 기록. 여성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어서까지도 이런 모멸스러운 취급을 당한다.

 

위에 쓴 거, 어차피 나 아니면 누구도 안할 게 뻔하니 이것도 내가 할란다. 이번 학기에 졸업하려니 학점이 두 과목 부족해서 내년에나 시작할 수 있겠지만, 석사는 동양학+관상으로 갈 계획입니다.

 

 

-  2024. 6. 28

 

 

 

 

<남자복에 관심도 없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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