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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사주명리

<여자친구 있는 남자랑 만나는 중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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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연애 유투버도 아니고, 재회상담 전문가도 아니지만 오늘은 매일 여성들의 연애상담을 하면서 가장 답답하게 느끼는 사례에 대한 조언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이런 내용은 (상담가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저는) 정말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 세상에는 연애고자도 있고 또 어린 연애 왕왕초보도 제 블로그를 볼지 모르니 오랜만에 눈높이 교육 가겠습니다.

 

"여자친구 있는 남자가 질문자에게 고백하고 매달린다 내지는 처음부터 여친 있는 걸 알았음에도 어쩌다보니 자연스럽게 관계가 발전했다. 오피셜 사귀는 거 빼고는 다 하는 사이가 됐는데 남자가 언제 여친을 정리할지 모른다. 질문자랑 어쩔 작정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질문자는 이 남자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그래서 괴로움에 이 불확실한 관계를 정리하려 할 때마다 계속 붙잡혔다. 이 남자의 마음은 무엇이며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네, 제발 정신 차리십쇼. 이 정도 수준이면 남자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라 그냥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 자체를 모른다고 봐도 좋습니다.

 

1.빡빡하게 굴자면, 폴리아모리스트가 아닌 이상 남자가 질문자를 (그리고 자기 여자친구까지, 두 사람을) 존중했다면 고백하기 전에 여친을 먼저 깔끔하게 정리하고 와서 고백했을 겁니다. 그게 예의죠. 그러므로 일단 그 남자는 당신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2.하지만 세상 일이 언제나 칼같이 끝내고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성향 및 스타일도 다르고, 환승연애도 있으니 약간의 유예기간을 줄 수 있다 칩시다. 그렇다면 질문자와의 관계가 발전하면서 남자는 자연스럽게 여자친구를 정리하려 할 겁니다. 그래도 최대 길어야 한 달입니다. 그거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이용'이에요.

 

3.여기서 핵심은 한 사람은 사랑이 아닌데, 한 사람은 사랑하고 있으니 문제가 되는 겁니다. 둘 다 책임없이 즐기려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면 얼추 동등하기라도 하니 1번부터 따질 필요가 없는 거죠. 그런데, 이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자기는 사랑하지 않으면서 상대의 애정을 철저하게 악용해 붙잡아두고 관계에서 지가 원하는 것만 빨아먹는 것은 거머리 새끼입니다. 벌레와의 연애를 원하시는 건 아니죠?

 

4.늘 하는 말이지만 남자는 좋아하면 절대로 헷갈리게 하지 않습니다. 넴저들이 얼마나 사랑에 약한 갬성충인데요, 사랑하는 여자가 자기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꼴 못봅니다. 불확실성을 안겨줘서 상대가 자기를 떠나는 옵션을 고려하게 하지 않습니다. 그랬다가 행여라도 다른 남자랑 만날까봐 불안해서 속으로 늘 자들자들 하거든요. 그런데 계속 애매하게 군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는 당신을 이용하는 겁니다. 사랑 아니에요. 진짜 사랑하는 건 질문자이지만 사람이 착하고 마음이 약해서 여친한테 헤어지자는 말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아닐까 뭐 그런 망상 오브 망상은 저기 안드로메다로 치워버리시고요. 그건 본인의 바램이자 정신승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진실을 직시하세요. 당신에 대한 마음/감정이 애매하니까 애매하게 행동하고 애매하게 대하는 겁니다.

 

5.저라면 1-2로 이어지는 과정만 당해도 상당히 정이 털릴 것 같은데, 가슴이 뜨겁고 사랑이 많은 분들이 분명 계시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자, 역지사지 타임입니다. 연애를 잘하려면요, 자신의 감정에만 빠져있지 말고 상대방 입장에서 수시로 생각해야 합니다. 딱 한 번만 반대로 생각해보세요. 질문자가 남자라면, 정식으로 교제하는 사이도 아니고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지도 않는데 내가 보고 싶을 때마다 꼬박꼬박 만나주고 애정표현도 하고 잠자리 해주는 여자, 어떻습니까? 남자 입장에서 안만날 이유 있나요? 그 여자가 날 좋아하는 건 훤히 보이고, 가끔 감정 격해져서 그만 보자고 할 때마다 적당히 매달리고 잡아주는 액션만 취하면 질릴 때까지 이용하고 빨아먹을 수 있는데요. 그러니까 남자가 이 관계를 왜 유지하려 하는지를 저에게 질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리석은 질문이에요. 만나면 누가 이득을 더 얻는지만 따져도 바로 답이 나오죠.

 

6.이건 말하기도 싫지만 마지막으로 최악의 가능성이 남아있죠. 섹스는 여자 몸에서 벌어지는 일이니까요. 여성의 몸은 기본적으로 성병에 취약하고 임신 리스크가 있어서 정말 재수없으면 그럴만한 가치도 없는 놈 때문에 몸과 마음을 전부 다치는 경험을 하게 되실 겁니다. 이런 관계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로 인한 상처와 피폐함이 몇 배는 증가합니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 여성분들은 지금 일방적으로 잃는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당장 그 테이블에서 일어나세요. 남자 입장에선 여자가 계속 만나주면 완전 땡큐고, 안만나도 잃을 게 전혀 없죠. 심지어 여자친구라는 보험도 있고요. 그렇게 만나다 헤어지면 좋은 추억이었지 하고 훗날 자신의 자존감 +10 무용담으로 추가할 뿐입니다. 하지만 여자는 관계가 지속되면 혼자 사랑하고 희생하며 만나야 하고, 헤어져도 가슴쓰린 후폭풍의 시간과 후회가 남아있습니다. 가장 좋은 건 처음부터 그 테이블에 앉지 않는 것이고, 두번째로 좋은 건 앉았다면 최대한 빨리 일어나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남자가 당신에게 진심이었거나 아쉽다면 헤어지자고 한 뒤에 오래 지나지 않아 여자친구를 정리하고 와서 잡을 겁니다.

 

 

최근에도 이런 사례들을 여러번 상담한지라 오늘 아침부터 이 글을 쓸 결심이 들었습니다. 제대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으면 이기적인 거머리말고 멀쩡한 인간을 만나세요. 우리, 가뜩이나 약자 입장에서 바보같이 손해보면서 살지 말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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