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간만에 다른 명리학자가 쓴 책을 속독으로 읽다가 기록해두고 싶은 것이 하나 생겨서 적는다. 최근에 출간된 명리학 도서들에서 공통적으로 남성은 양의 존재고, 여성은 음의 존재라서 양팔통 여자와 음팔통 남자는 각각의 성별이 가진 불리함을 오히려 보완하니까 마치 그게 좋다는 식으로 써둔 것을 몇 번 보았다. 그런데 (늘 그렇지만) 어떤 특징 하나만으로 사주 전체의 특징을 그리 단순하게 말할 수는 없으며, 같은 음/양팔통이라도 명주의 일간의 글자와 팔자의 오행구성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걸 무시하는 내용이다.
여성과 남성의 사주의 차이에 대하여 설명할 때 박청화 선생은 여성은 사주에 불이 없으면 힘들고, 남성은 물이 없으면 볼 것도 없다고 공개적으로 딱 잘라 말한 적이 있다. 이것 또한 아주 극단적인 (많은 이들을 상처주거나 절망에 빠뜨릴) 표현이다. 하지만 명주의 삶을 냉정하게 판단할 때 전체적인 유불리를 따진다면 FACT는 윗 문단의 내용보다는 차라리 박청화 선생님의 말이 훨씬 더 적용률이 높고 오독의 가능성이 낮다.
이와 관련해서 길게 글을 쓰려면 쓸 수도 있겠으나 간결하게 결론만 말하자면 음팔통이든 양팔통이든 밸런스가 깨졌으므로 어떤 성별에도 좋다고 말할 수 없다. 四柱의 천간 글자들의 음양오행이 적당히 섞여있어야 명주도 정신적으로 덜 고통스럽고, 주변인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한가지 다른 명리학자들과 같은 입장을 취할 수 있는 것은 여성은 음팔통이, 남성은 양팔통이 가장 불리한 구성이라는 것 뿐인데, 단연 그 중 최악은 목화로 양팔통인 남성이다. 시끄럽게 나대거나 제멋대로인 성격이 예전에는 '남자답다'는 말로 포장이라도 되곤 했으나 이제는 아닌 세상에 되어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니 이것도 어디까지나 당사자가 아니라 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것이다. 만약 첫 문단의 내용을 내가 섬세하게 보완해서 말한다면 '음양이 극단으로 치우쳤을 때, 음팔통 사주를 가진 여성보다는 양팔통 사주를 가진 여성이 낫고 (남성은 반대이며), 같은 음팔통이어도 金水에 치우친 음팔통인 여성보다는 木火에 치우친 음팔통 여성이 낫다.'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밖에 연애/결혼의 이슈에서는 음의 글자가 많은 남성은 그들이 가진 섬세함 및 일부의 경우 외모적 장점으로 인해 여성들에게 꽤 선호되지만 반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었어도 양팔통 사주를 가진 여성이 남성들에게 인기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여전히 남성들은 음기가 강한 여성을 짝으로 선호한다. 나는 성격이 강하거나 적극적이고 양기가 넘치는 여성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남성은 주변에서도, 상담하면서도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 그러니까 양팔통도 양팔통 나름이지, 사주구성이 주로 金과 水로 양팔통인 여성은 인기가 있어도 木火로 양팔통이면 모태솔로인 경우가 허다했다. (대신 건강이나 생존의 측면에서는 후자가 확실히 더 유리하다.) 이것은 우리가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에 살고 있으며, 인간의 경우 이성을 짝으로 선택함에 있어 남성이 훨씬 유리하다는 또 하나의 증거다.
- 202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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